”어떤 부모가 되고 싶으세요?“
부모의 자기돌봄
세상 대부분의 부모는 자녀에게 좋은 부모가 되고 싶습니다. 각자가 생각하는 좋은 부모의 뜻과 내용은 다 다르지만, 자녀를 잘 키우고 싶고 자녀에게 최고로 좋은 환경을 제공하고 싶은 마음은 똑같습니다. 더구나 그 어떤 것보다 간절하고, 진심입니다.
가끔 학부모 코칭이나 특강을 하다 보면 “유튜브에 유명한 교육전문가들 얘기를 들어보면 아이에게 중요한 것은 공부가 아니다, 더구나 AI시대에 이전처럼 공부하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고 하는데, 주변 엄마들은 그건 너무 이상적이고 현실은 다르다고 이야기합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부모 역할을 잘하는 걸까요?”라며 푸념 섞인 질문을 하시는 부모님들을 종종 만나곤 합니다. 참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좋은 부모는 고사하고, 부모로 산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또 그만큼 함부로 할 수 없는 일이이기에 고민의 깊이가 더 깊어집니다. 자녀의 학업과 진학, 진로에 관한 얘기는 잠시 옆에 두고, 부모 자신의 돌봄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겠냐’는 도종환 시인의 시처럼 부모가 시시때때로 흔들리는 것 역시, 매우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흔들리더라도 뿌리채 뽑히지 않고, 시행착오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면 줄여야 합니다. 부모가 자신을 건강하게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스스로 어떤 부모가 되고 싶은지 성찰하고 정리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나는 자녀에게 어떤 부모가 되고 싶은가?” “좋은 부모란 무엇인가?” 이 물음에 깊이 성찰해 보고 정리를 해보는 것이죠. 자신이 원하는 모습이 무엇인지 모른다면, 그 모습을 이룰 수 없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입니다. 더 안타까운 것은 훌륭하게 부모 역할을 해내는 주변 사람들을 볼 때마다, 수많은 전문가의 얘기를 들을 때마다, 자신의 부족함만 크게 보여 스스로 자책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결국 주변의 흐름에 흔들리며 행복과 감사가 보물처럼 숨겨져 있는 부모 역할을 지나치게 버거워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하루라도 빨리, 어떤 부모가 되고 싶은지, 어떤 부모가 좋은 부모라고 생각하는지 스스로 물어보고 답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두 번째, 부모가 늘 자녀의 건강과 영양상태를 체크하듯이 부모 자신의 건강도 잘 확인하고 돌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것이 자식이라지만 부모의 신체적, 정신적, 정서적 에너지가 바닥일 땐 마음과 다른 말과 행동으로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부모의 에너지 곳간이 텅 비어 있다면 그땐 억지로 좋은 부모가 되려고 자신을 압박하고 몰아붙이기보다는 에너지를 채울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물론 자녀의 나이에 따라, 여러 가지 형편에 따라 시간을 내는 것이 불가능해 보일 만큼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단 10분만 이라도 숨을 고를 시간을, 생각을 멈추고 몸과 마음을 안온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시간을 허락해야 합니다. 제가 즐겨 사용하는 방법은 퇴근 후 집 주차장에 도착해서 바로 집에 들어가지 않고 10분 정도 차에 가만히 앉아 있다 들어가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고 나면 한결 여유가 생기고 뭔지 모를 불편한 마음이 누그러집니다. 가끔은 아무런 에너지도 남아 있지 않다고 느껴진다거나, 나도 모르게 화가 나고 억울한 마음이 치밀어 오를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땐 당당히 외칩니다. “엄마 이제 퇴근한다! 모두 자신이 해야 할 것들은 스스로 해주면 좋겠어!” 그리고 더 크게 외칩니다. “사랑해!”라고요.
부모는 자녀의 우주라고들 합니다. 그 우주에 폭우가 쏟아지고 천둥 번개가 치면 우리의 소중한 자녀들이 고스란히 그 비를 다 맞게 됩니다. 자녀에게 양질의 환경을 제공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는 자신은 어떤 부모가 되고 싶은지, 또 자신의 에너지 레벨은 어떤지 확인하며 부모가 자신을 돌볼 수 있는 여러 가지 자원과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지금도 사정없이 흔들리며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세상의 모든 부모님들을 응원합니다!
2025-07-02 변정임 코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