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비즈니스) 콘텐츠

2026-06-19
저성과자가 고성과자가 될 수 있을까?


리더들을 대상으로 1:1 코칭이나 워크숍을 진행하다 보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주제가 있습니다.

"저성과자를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요?"

흥미로운 점은 기업의 리더들만이 아니라 대학 교수들도 비슷한 고민을 한다는 것입니다. 리더들이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직원을 걱정한다면, 교수들은 성적이 낮은 학생을 어떻게 도울 것인가를 고민합니다. 사람의 성장을 돕는 일은 어디서나 쉽지 않은 과제인 셈입니다.

 

본론에 앞서 한 가지 짚고 싶은 게 있습니다. 저는 '저성과자'라는 표현이 조금 불편합니다. 사람에게 꼬리표를 붙이는 말처럼 들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현재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내고 있는 사람'으로 정의하고자 합니다. 지금은 성과가 낮더라도, 다른 환경과 역할에서는 얼마든지 뛰어난 성과를 낼 수 있으니까요.

 

저 역시 조직을 이끌던 시절 이 문제를 늘 마음 한편에 품고 살았고, 지금도 리더들과 이 주제로 자주 코칭을 진행합니다. 그러던 중 얼마 전, 매우 인상적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한 기업의 리더들을 대상으로 그룹 코칭을 진행했는데, 참여자들은 모두 회사에서 고성과자로 인정받는 분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그중 한 분이 뜻밖의 말을 꺼냈습니다.

"사실 저는 오랫동안 저성과자였습니다."

귀가 번쩍 뜨였습니다.

그분을 A팀장이라고 부르겠습니다. A팀장은 오랜 기간 낮은 평가를 받아왔고, 심지어 성과가 낮은 직원들만 모아 구성한 팀에 배치된 적도 있었습니다. 스스로도 자신에 대한 기대를 거의 접은 상태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소위 저성과자들이 모인 팀에서 만난 한 리더가 A팀장의 인생을 바꿔 놓았습니다.

 

그 리더가 한 일은 의외로 단순했습니다. 그는 A팀장을 '저성과자'로 대하지 않았습니다.

말은 쉽지만 실제로는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걸 아실 겁니다. 이미 낮은 평가를 받고 있는 사람을 바라볼 때,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선입견을 갖게 됩니다. '역시 기대에 못 미치는군', '기대를 낮추는 게 낫겠어' 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것이죠.

훗날 A팀장이 그 리더에게 물었다고 합니다. 어떻게 우리를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었느냐고. 그러자 리더는 자신도 속으로는 수없이 흔들리고 힘들었다고 답했습니다. 다만 한 가지, 팀원들을 문제 직원이 아니라 성장할 수 있는 사람으로 대하겠다는 마음을 지키려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중요한 업무를 맡기고, 의견을 묻고, 기대를 표현하고, 잘한 점을 발견하면 즉시 알려주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A팀장이 스스로를 믿지 못할 때에도 그 가능성을 대신 믿어주었습니다.

그 믿음이 A팀장을, 그리고 그 팀의 구성원들을 변화시켰습니다.

 

사람은 자신이 보는 자신이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누군가가 믿어주는 자신이 되기도 합니다.

리더의 기대는 생각보다 강력합니다. '당신은 안 될 사람'이라는 시선은 사람을 움츠러들게 만들고, '당신은 해낼 수 있는 사람'이라는 시선은 사람을 성장하게 만듭니다.

 

물론 모든 사람이 이렇게 변화하는 것은 아닙니다. 변화의 속도가 더딜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성장의 가능성은 있다고 믿으면 그 믿음이 크든 작든 결과를 보여준다는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저성과자를 고성과자로 만드는 것은 특별한 교육도, 획기적인 제도도 아닌 한 사람을 바라보는 리더의 시선이 가장 강력한 변수일지 모릅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질문을 이렇게 바꾸어 봅니다.

"저성과자가 고성과자가 될 수 있을까?"가 아니라,

"나는 지금 그 사람의 현재를 보고 있는가, 가능성을 보고 있는가?"

사람은 생각보다 쉽게 변하지 않지만,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이 성장할 수 있잖아요. 그리고 그 성장의 시작은, 누군가의 믿음일 때가 많다는 걸 저도 오늘 마음에 새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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