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07
#공감#약속#진짜마음#안전한울타리#감정의골든타임
#마음고백
관계의 오해를 푸는 열쇠 : 상대의 가시 뒤에 숨은 '불안' 읽기
뾰족한 걱정과 침묵의 가시
어느 숲속 마을,
연로하신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작은 아들 고슴도치 길동이가
퇴근길을 서두르고 있었습니다.
그때 고슴도치 형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어머니가 너 어디냐고 물으신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다녀 왔습니다"
인사하는 길동에게
어머니는 걱정 섞인,
하지만 날 선 목소리로 쏘아붙였습니다.
"네가 밖에서 상한 열매(술)라도 잔뜩 먹고
뻗었을까 봐 걱정돼서 전화했다."

제시간에 맞춰 헐레벌떡 뛰어온 길동은
그 말에 가시가 곤두섰습니다.
길동은 어머니 저녁을 챙겨드리기 위해
친구들과의 모임도 마다하고 달려온 참이었거든요.
문을 열자마자 들은 말이
'술 먹고 뻗을까 봐'라니요.
온몸의 가시가 부들부들 떨렸지만,
아들은 입을 꾹 다물고 말없이
식사를 차려드리고 설거지를 했습니다.
지금 입을 열면 더 뾰족한 말만 나갈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내가 밥만 하는 고슴도치인가요?
다음 날, 마음을 가라앉힌 길동은
말하고 싶지 않은 마음을 달래며...
어머니에게 다가가
어제의 서운함을 이야기했습니다.
"어머니, 제가 시간에 맞춰 잘 들어왔는데
그런 말씀을 하셔서 마음이 상했어요."
그러자 어머니는
갑자기 서러운 표정으로 말씀하십니다.
"그래, 늙은 내가 죽어야지.
자식한테 밥 한 숟갈 얻어먹으려고 눈치나 보고..."
그 말은 길동의 가슴을 후벼 팠습니다.
사실 길동은
연로하신 어머니가 끼니를 거르실까 봐,
모임을 뒤로 하고
시간 맞추어 달려왔거든요.
길동은
어머니의 마음도 이해가 가지만...
지금까지 자신의 노력이
부정당하는 것 같아
그만 울컥하며 화가 났습니다.
"그럼 제가 어머니 밥이나 차려드리는 사람이라는 거예요?
무거운 정적이 방 안을 가득 채웠습니다.
그리고 그 뒤에 어머니의 한 마디!
"미안하다!"
그 사과는 아들의 마음을 달래주기보다는,
어색해진 분위기를 얼른 수습하려는 말처럼 들렸습니다.
또한
어머니는 여전히 아들이 왜 서운해하는지보다는,
늙고 힘없는 당신의 처지가 더 서럽게 느껴지시는 듯했습니다.
불안을 잠재우는 따뜻한 약속
길동은 억울한 마음을 꾹 누르고,
어머니의 퉁명스러운 사과 뒤에 숨은
'진짜 마음'을 들여다보기 위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봅니다.
"어머니가 그토록 날카롭게 구셨던 건,
무엇 때문일까??"
"아마도
자식에 대한 걱정도 있지만
저녁에 혼자 남겨질까 봐
두렵고 불안하셨을 것 같아!"
나도 예측이 불가능할 때는 두렵고 불안하니까....

그렇게 입장을 바꿔 생각하니,
어머니의 뾰족한 가시가
나를 찌르려는 공격이 아니라,
불안한 마음을 들키지 않으려 세운 방패처럼
보였습니다.
길동은 억울함 대신 연민을 품고,
다시 한번 차분하게 어머니에게 말을 건넸습니다.
"어머니 제가 늦으면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지,
걱정도 되시고
혼자 저녁에 계신 것이 불안도 하시지요?"
"어머니!
저희 약속을 정하면 어때요."
길동은 어머니에게 제안을 합니다.
"약속한 시간까지
어머니는 기다려주시고
저는 약속한 시간에 맞추지 못하면
반드시 전화드릴께요.
어머니를 절대로
혼자 저녁에 계시지 않도록 할게요!
길동의 말에 어머니의 굳은 표정은
봄눈 녹듯 스르르 풀렸습니다.
"그래... 알았다.
우리 아들 믿고 맘 편히 기다리마."
어머니는 쑥스러운 듯
길동의 손을 지그시 잡으셨습니다.
서로를 향해 곤두섰던 뾰족한 가시가
비로소 부드럽게 눕는 순간이었습니다.
불안이 믿음으로 바뀐 그날 밤,
숲속 작은 집에는
여느 때보다 따스한 온기가 감돌았습니다.